이번 작업은 진해 웅동 마을벽화 작업입니다.
마을 안쪽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담장과 오래된 건물 외벽을 새롭게 정비하고, 기존에 그려져 있던 벽화를 보수하면서 전체적인 마을 분위기를 밝게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현장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벽화가 이미 오래된 상태였습니다. 색이 많이 바래고 벽면 곳곳에 오염과 변색이 있었으며, 일부 담장은 균열과 덩굴 때문에 그림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곳은 한두 개의 벽면만 작업하는 현장이 아니라 마을 골목을 따라 벽이 길게 이어져 있기 때문에 각각의 벽만 따로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골목 전체가 하나의 분위기로 연결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기존 벽화에는 나무와 꽃, 작은 집, 초원 등 정겨운 마을 풍경이 많이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존 분위기를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웅동 마을이 가지고 있는 편안하고 소박한 느낌은 살리면서 낡아 보이는 부분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작업했습니다.
먼저 오래된 벽면을 정리한 뒤 전체적인 바탕색부터 다시 잡았습니다. 벽화 작업에서는 그림 자체도 중요하지만 바탕이 깔끔하지 않으면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전체가 오래되어 보이기 때문에 기초 작업을 꼼꼼하게 진행했습니다.
긴 담장은 밝고 편안한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하단에는 녹색 계열을 연결해 골목 전체에 통일감을 주었습니다. 그 위로 나무와 꽃, 작은 집과 자연의 모습을 배치해 기존 마을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하나의 풍경처럼 이어지고, 가까이 걸어가면서 보면 벽마다 조금씩 다른 그림을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이번 작업의 특징입니다.
건물 외벽은 담장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기존의 어둡고 낡은 벽면을 밝은 베이지 계열로 정리하니 건물 자체의 인상이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출입문은 따뜻한 노란색으로 맞추고 하단에는 차분한 브라운 계열을 사용해 오래된 건물의 형태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했습니다.
벽 한쪽에는 나무를 표현하고 다른 벽면에는 꽃과 글을 배치했습니다. 벽 전체를 그림으로 가득 채우기보다는 빈 공간을 적절히 남겨 작은 시골 건물이 가진 여유로운 느낌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마을 벽화는 화려한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작업과는 조금 다릅니다.
실제 주민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고 기존 주택과 나무, 대문, 골목, 지붕까지 모두 그림의 배경이 됩니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요소들을 억지로 가리기보다는 주변 풍경과 그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진해 웅동 현장 역시 실제 나무와 담장 위의 식물, 오래된 주택과 골목길이 벽화와 함께 보였을 때 하나의 풍경이 되도록 작업했습니다.
작업 전 사진과 작업 후 모습을 비교해 보면 변화가 더욱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색이 빠지고 군데군데 얼룩졌던 담장은 밝고 깨끗하게 정리되었고, 서로 따로 보이던 벽들도 비슷한 색감과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골목 전체가 한결 정돈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벽화를 무조건 지우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현장에 따라서는 남길 부분은 남기고, 낡은 부분을 보완하면서 색과 구성을 다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을벽화는 완성 직후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주변 환경과 크게 이질적이지 않고 주민들이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진해 웅동 마을벽화 작업도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기존 마을의 정겨운 분위기는 유지하고, 오래되어 어두워졌던 골목에 새로운 색과 생기를 더하는 방향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오래된 담장과 건물도 색을 다시 입히고 작은 그림 하나를 더하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골목을 지나는 분들에게 잠시라도 기분 좋은 풍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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