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업은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의 사용어구 무인반납장치 시범운영을 위한 컨테이너 벽화입니다.
이번 현장이 조금 특별했던 이유는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컨테이너를 서로 다른 분위기로 완성했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컨테이너 전체를 짙은 파란색으로 바꾸고 커다란 물결을 넣었으며, 다른 하나는 기존의 밝은 흰색을 살리면서 아래쪽으로 물결이 흐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같은 바다를 주제로 했지만 두 시설물이 똑같아 보이지 않도록 각각의 바탕색과 구조에 맞춰 표현 방법을 달리했습니다.
먼저 파란색 컨테이너는 외부 전체를 깊이 있는 블루 계열로 잡았습니다.
그 위로 밝은 파랑과 청록, 그린 계열의 곡선을 크게 배치해 바다가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물결의 높낮이를 일정하게 반복하기보다는 크기와 방향을 조금씩 달리해 긴 컨테이너를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 컨테이너에는 큰 셔터가 있어 물결이 철제 벽면에서 셔터로 넘어가는 부분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컨테이너의 세로 굴곡과 셔터의 가로 굴곡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평면에 그릴 때와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실제로 떨어져서 전체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가까이에서 선을 조정하면서 그림이 중간에 끊겨 보이지 않도록 작업했습니다.
짙은 파란 바탕 위에 여러 단계의 바다색이 겹쳐지면서 완성 후에는 컨테이너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파도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두 번째 흰색 컨테이너는 접근 방법을 완전히 달리했습니다.
기존의 밝은 바탕을 그대로 디자인의 일부로 활용하고 아래쪽에만 블루와 청록 계열의 물결을 길게 연결했습니다.
상단까지 그림으로 채우지 않고 여백을 충분히 둔 이유는 ‘사용어구 무인반납장치 시범운영’이라는 시설의 목적과 해양수산부·한국수산자원공단 표시가 분명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흰색과 파란색의 대비 덕분에 전체적인 인상도 한층 밝고 정돈된 모습으로 완성됐습니다.
두 컨테이너를 나란히 비교하면 같은 물결을 사용하면서도 분위기는 상당히 다릅니다.
파란색 컨테이너가 바닷속으로 들어간 듯 강하고 시원한 느낌이라면, 흰색 컨테이너는 넓은 여백과 하단의 물결을 이용해 조금 더 가볍고 깨끗한 인상을 줍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만큼 철제 시설물에 맞는 작업 준비도 중요했습니다.
주변 바닥과 시설물을 보양한 뒤 전체적인 위치를 잡고 넓은 면부터 순서대로 채색했습니다. 컨테이너는 일반적인 콘크리트 벽과 달리 표면에 일정한 골과 연결부가 있어 색의 경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세부적인 부분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곡선이 많은 디자인은 작은 위치 차이도 전체적인 물결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한 부분만 보고 작업하기보다는 전체 모습을 반복해서 확인하며 진행했습니다.
완성된 두 컨테이너를 보면 단순한 철제 시설물이었던 처음 모습과 비교해 공간의 인상이 확실하게 달라졌습니다.
이번처럼 공공시설에 적용되는 벽화는 그림 자체가 눈에 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설의 역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래서 두 컨테이너를 똑같은 디자인으로 반복하지 않고 각각의 바탕색과 형태를 활용하면서 하나의 해양 이미지를 공유하도록 구성했습니다.
부산벽화를 비롯해 여러 현장에서 작업하다 보면 같은 재질의 벽이라도 장소와 용도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학교나 마을의 담장처럼 넓은 콘크리트 면이 있는 곳도 있고, 이번처럼 철판과 셔터가 함께 있는 시설물도 있습니다.
어떤 공간이든 정해진 그림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기존 구조와 주변 환경을 먼저 살펴보고 그 장소에 어울리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중요합니다.
이번 해양수산부 컨테이너 작업은 하나의 주제를 두 가지 방식으로 풀어낸 현장이었습니다.
짙은 블루를 바탕으로 힘 있게 표현한 컨테이너와 흰색 여백을 살려 시원하게 완성한 컨테이너.
서로 다른 두 공간이지만 바다와 물결이라는 공통된 이미지로 연결해 해양 관련 시설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모습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디자인은 (주)투와이젠과 한국해양수산부에서 제작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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